강혁주,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 나간다 해도 과언이 아닌 L그룹의 후계자. 그는 요즘 흥미를 끄는 재미있는 토이(Toy)를 하나 발견했다. 토이라는 표현이 좀 이상할지는 모르겠지만 그에게는 그런 느낌의 여자였다. 새벽마다 조깅을 하는 그가 얼마 전 한 꼬맹이 여자를 만났다. 별빛을 품은 듯 반짝이는 눈동자를 가진 여자는 자전거를 타고 새벽마다 죽을 배달한다. 조깅을 하다 몇 번 마주친 그녀와는 눈인사 정도 하는 사이였다. 며칠 전, 그녀가 귀엽다는 생각에 잠깐 장난삼아 출발하는 자전거를 잡아 당겼다. 그런데 생각했던 것 보다 너무 쉽게 그녀의 자전거가 딸려 왔다. 뭔가 수를 쓸 사이도 없이 꼬맹이는 자전거와 함께 그대로 넘어져 버렸다. 순간 당황한 혁주는 그녀에게 고장난 자전거와 쏟아져버린 죽값으로 거금(?)을 내밀었다. 연락처도 함께. 그런데 그 당돌한 꼬맹이는 감히 강혁주에게 직통으로 전화를 했다. -내일 새벽에 늘 만나던 곳에서 만나요. -왜? -돈 남았어요. 돌려 줄게요.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 천하의 강혁주가 이렇게 고민 중이시다. 어이그, 미치겠네, 주주총회때도 떨리지 않던 그가 오늘 그 꼬맹이를 만나러 가기전 부터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. 그렇게 오만가지 생각으로 복잡한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때, 저 멀리서 꼬맹이의 자전거가 어렴풋이 보였다. 혁주의 심장이 쿵쿵대며 갈비뼈를 울려대기 시작했다.